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의 저녁 하늘 모습. 공장에서 배출된 연기가 하늘을 덮고 있다. (사진=주민 제보)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의 저녁 하늘 모습. 공장에서 배출된 연기가 하늘을 덮고 있다. (사진=주민 제보)

[편집자 주] 경기도 연천군에 제기된 각종 환경파괴 의혹을 취재 중인 <본지>는 주민들의 잇단 민원과 현장 취재를 토대로 김덕현 군수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취했다.

그러던 어느날 군청이 취재 기자에게 김 군수와의 대면 인터뷰를 제의해 날짜를 잡았다.

하지만 군청 측은 약속을 한차례 연기한 데 이어 사전 질문지를 요구했다. 취재 기자는 흔쾌히 질문지를 보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군청 측에서 돌아온 답변은 “인터뷰를 취소하고 서면 답변으로 대신한다”였다.

아래는 서면 인터뷰 내용이다.

[위클리오늘=신유림 기자]

Q1,.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 주민들은 인근 산업단지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로 백여 차례 민원을 제기했는데 번번이 묵살당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공무원이 한 차례도 현장에 나와 조사를 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조롱에 가까운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덕현 군수에게 보고되거나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진 적 있는지.

A. 환경민원 특성상 민원접수 즉시 환경보호과에서 현장을 확인하고 위반사항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 SRF발전소와 관련한 주말, 야간 등 업무시간 이외 발생한 소음민원에 대하여도 소음측정 등 적극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청산대전일반산업단지의 문제점과 행정절차 및 민원해소 방안에 대한 내부 검토를 위하여 T/F팀을 구성하여 적극 대응하고 있다.

Q2. 군수께서 대전리 주민들에게 ‘본인의 임기 동안은 SRF 발전소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는데 사실인지.

A. 행정은 법의 원칙에 따라 집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떠한 행정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공익적 기준 즉, 어떠한 시설로 인한 인근지역 주민의 피해가 가중되게 되는 것은 또한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주민들과 소통하고 담당 부서 및 현장의 이야기를 경청해왔다. 현재도 주민들과 계속해서 소통 중이며 이와 관련해 어떠한 것도 확정된 사안은 없다.

SRF에 대해 불가 또는 허가, 반대 등의 의미가 아님을 알려드린다.

우리 군은 앞으로도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Q3. 최근 군청이 외부 용역에 의뢰해 구성한 TF팀인 ‘갈등조정위원회’(가칭)와의 면담에 따르면 군청 측은 SRF발전소 허가를 두고 주민 간 갈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갈등은 없다. 허가 반대’라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울러 주민들은 “오히려 TF팀 가동이 주민들을 이간질하는 행위”라며 군청이 직접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주장한다.

취재 결과 위원회의 목적은 인근 소각장 업체와 마찬가지로 주민들의 의견을 조정해 마을에 일정액의 기금을 기부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기금은 전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A. T/F팀은 청산대전일반산업단지 열공급시설의 설치로 주변 주민과의 갈등을 적극 대응하고자 행정절차의 진행 검토 및 민원해소를 위한 합리적 방법을 모색하고자 출범했다.

Q4. 만약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경우, SRF 측이 소송을 걸 게 확실한데 이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인지. 애초 군수는 주민들에게 ‘소송이 들어와도 군이 감당하겠다’고 하셨는데 입장이 바뀐 이유가 무엇인지.

A.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적법한 절차대로 사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행정으로 향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Q5. 경기도에서는 수년 전 SRF 등 소각장들을 허가해줬으나 다른 지역에서는 줄줄이 취소됐다.

그런 환경 유해 업체들이 유독 연천군, 그 중 대전리 일대에 많이 들어서고 있다.

기자는 그곳 하늘이 저녁이 되면 스모그로 뒤덮이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마을 주민들이 현재 심각한 질환으로 시달리고 있는데 대책이 있는지.

A.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하여 대기질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우리 군에서는 산업단지 주변에 대한 악취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환경오염물질배출시설 등에 관한 통합지도점검규정」에 따라 매년 해당 업체에 대하여 철저한 지도점검으로 환경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Q6. 이뿐만 아니라 주민들은 동원샘물의 지나친 취수, 청산CS아스콘 공장, 건영산업, 정인ENC, 퇴비공장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지하수 고갈, 악취, 수질오염 등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A. 법률에 따라 허가된 업체들에 대하여는 해당 법률에 위반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지도·점검을 적극 실시하고, 위반사항이 적발될 경우 강력한 처벌로 고발 등 행정조치를 강행하겠다.

Q7. 취재 결과 TF팀 내부 발언에 따르면 SRF발전소를 우선 허가해 가동한 다음 추후 문제가 생기면 그때 허가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 사실인지.

인근 OO에너지의 경우 10여차례 환경 관련법 위반으로 행정제제를 받았으나 벌금만 내고 계속 운영 중이다.

업체 측에서는 벌금 내고 운영해도 손해가 없어서 이렇게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SRF발전소 역시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A. 어떠한 것도 확정된 사안은 없음을 알려드리며, 향후 문제 발생 시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적법한 절차대로 처리할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지난달 '주민과의 대화'에서 김덕현 연천군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딜라이브 캡처)
지난달 '주민과의 대화'에서 김덕현 연천군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딜라이브 캡처)

◆ ‘법과 원칙’만 강조한 김덕현 군수···주민들은 ‘허탈’

‘법과 원칙’,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다. 하지만 세상은 법과 원칙대로만 돌아가진 않는다.

그 ‘법과 원칙’엔 가정집 바로 앞에 대형 소각장을 세워도 되는지 모르겠으나 헌법은 ‘거주의 자유’와 이에 따른 ‘행복추구권’도 보장한다는 사실이다.

김 군수의 답변을 전해 들은 주민들은 허탈감을 토로했다.

한 주민은 “공무원이 나와보긴 했지만 그걸로 끝이었다”며 “아무 답변도 내놓지 않으면서 무슨 민원을 처리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지난달 ‘주민과의 대화’에서 해당 민원과 관련해 “여기까지 온 현실에 마음이 아프다”며 “그것은 누군가 해결해야 한다. 제가 이 직에 있는 한, 연천군민의 입장에서 할 일을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다짐한 바 있다. 김 군수는 같은 약속을 두차례나 했다.

정치인의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이들은 그 ‘할 일’이라는 게 ‘SRF발전소 준공 불허’라고 받아들였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김 군수의 발언은 기자의 경험에서 보자면 무척 ‘정치적’이다. 빠져나갈 틈이 훤히 보여서다. 게다가 답변서의 내용은 무척 ‘찜찜함’이 남는 원론적 발언뿐이었다.

특히 이곳을 지역구로 둔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주민들의 분노의 대상이 됐다.

김 의원은 '미세먼지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장본인이지만 정작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은 공해로 고통받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김 의원은 최근 수재 현장에서 "비 좀 왔으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일각에선 '사실상 정치생명이 다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지 않았나.

아무튼 일부 주민들은 이제 연천군과 김 군수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결국 정치와 행정에 뿔난 주민들은 “경운기를 몰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러 용산으로 향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